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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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학교 보셨나요?" 

"네가 뭔데 선생님한테 그딴 말을 해? 니가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어? 내가 볼 땐 네가 더 문제야!"

지난 9일 오후 5시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군포YMCA '꿈의 개그학교' 교실. 1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돌아가며 소리치듯 대사를 읊조린다. 나름대로 진지한 표정으로 연기에 몰입하는 학생도 있지만 웃음 띤 표정 때문에 번번이 퇴짜를 맞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최대한 화난 감정을 표현해야 하니까 웃지 말고 큰 목소리로 다시 해보자." 연기를 지도하는 최승태 강사의 말에 아이들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그 사이 이날 '화난 감정 표현하기' 과제를 통과한 아이들은 강당 뒤편에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며 자유시간을 즐긴다. 친구들과 뛰어 노는 아이부터 '오늘 간식이 뭐냐, 빨리 간식먹자'고 보채는 아이까지. 시끄럽고 어수선하지만 아이들은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김근주(12·군포 금정초 6년) 군은 "엄마가 해보라고 해서 신청했는데 와보니 연기라는 게 어떤 일인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됐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 좋다"며 "방송 프로듀서나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의왕 백운초교에 다니는 박소람(12) 양은 "개그맨이나 가수가 꿈인데 직접 해보니 너무 재밌다"며 "학교도 여기처럼 수업이 재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대모사가 특기라는 이한길(12·군포 둔대초교) 군은 "취미로 생각하고 왔는데 학교생활보다 더 좋다"며 "꿈이 철도기관사였는데 연기자도 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태 대표는 "아이들에게 '학교'란 재미없고 가기 싫은 곳이지만 개그학교를 통해 세상에 이렇게 즐거운 학교도 있다고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