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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웃기는' 게 목표, 이런 학교도 있다

'남 웃기는' 게 목표, 이런 학교도 있다

'웃기는 사람'을 키우기 위해 문을 여는 학교지만 개교식까지 웃기지는 않았다. 남을 웃기려고 모인 사람들이 이래도 될까 의아할 정도로 진지했다. 그러나 개교식이 끝나자마자 진행한 오리엔테이션에서 최승태 강사(개그맨, KBS 개그콘서트 등 출연, GK FAMILY 개그 아카데미 원장)가 마이크를 잡으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에 개그맨이 몇 명이나 되나요?""유명한 개그맨 누구누구 아세요?"질문을 들으니, 학생들은 최 강사를 선생이 아닌 텔레비전에 나오는 개그맨으로 대하고 있었다. 이 질문에 최 강사는 "개그맨이 몇 명인지 그게 왜 궁금해요? 유명한 개그맨 다 알아요, 원한다면 수업하는 중에 다 불러줄게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와~' 하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개그맨 되려면 무슨 자격증을 따야 해요?"이 질문에 개교식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그러나 최 강사의 대답은 진지했다. "이게 우리 교육 현실인데 참 안타까워요. 개그맨 되는 데는 자격증 같은 거 필요 없어요. 그냥 열심히만 하면 돼요. 자격증이 있어야 인정받는 사회가 참 안타까워요. 자격증 없어도 얼마든지 자기 꿈을 펼칠 수 있어요. 앞으로 그런 사회가 올 꼭 거예요. 개그계가 현재 그런 사회예요." 이 대답에 이어 최 강사는 "학교라는 것이 즐거워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학교라는 곳이 가기 싫은 곳이 돼 버려서 안타깝다"라면서 "꿈의 개그 학교를 정말 오고 싶은 학교로 만들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내가 우선 행복해야 남을 웃길 수 있어"


▲  이우천 군포 YMCA 사업팀장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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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도 있고 미술도 있고 체육도 있는데 군포 YMCA는 어째서 '개그'라는 독특한 소재로 학교까지 만들 생각을 한 것일까? 꿈의 개그학교 운영을 책임질 이우천 군포 YMCA 사업팀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꿈의 학교라면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하고 스스로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남까지 웃길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서"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 중에서 미래에 개그맨이 나온다면 더 바랄 게 없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어 이 팀장은 "눈앞에 있는 목표는 '꿈의 개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여는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아이들 표정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수업이 진행되는 8개월 동안 수시로 아이들 얼굴을 찍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승태 강사 목표도 이 팀장과 다르지 않다. 최 강사는 "개그맨이 꿈인 친구도 있고 다른 이유로 온 친구도 있다. 사실 8개월 공부해서 개그맨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적어도 자기가 꿈을 가지고 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느끼게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