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개그맨이 되기를 결심하고 처음 시험에 응시하려는 분 중에서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크게 다섯 가지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126살 늦은 나이에 시작합니다?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 부분입니다. 마치 20대 중반을 넘어가면 나이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개그맨 공채 시험 합격자의 나이만 봐도 20대 중반 이후가 월등히 많습니다. 그러니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니죠. 하지만, 이 나이는 합격자의 나이입니다. 개그맨이 되기 위해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10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26살이 가장 중심이 되는 나이라 생각합니다. 26살부터는 정말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합니다.
2수험번호 뒷번호 보다 앞번호가 더 합격자가 많다?
이 부분은 사실 맞는 얘기이긴 합니다. 하지만, 오해할 부분이 있어 언급합니다. 마치, 앞번호로 시험 보면 뒷번호 보다 유리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 못된 생각입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매년 개그맨 공채 시험 공지가 홈페이지에 뜨면 그 순간 약 100여 명이 몰려듭니다. 이 현상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응시자가 이만큼 이상 있다는 말이죠. 몇 년 동안 무대에서 혹은 다른 곳에서 검증하고 검증한 대본과 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아직까지 대본을 만들지도 않은 사람은 검증은 물론이고 무대에 한 번도 서보지 않은 초보자일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앞 번호에 실력자가 많이 있다는 얘기고, 그만큼 합격자가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3개인기가 중요하다?
개인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시험에서 개인기를 보여주는 것은 정확한 개그 콘티에 의한 연기를 충실히 보여준 후 얻어지는 가산점과 같은 것입니다. 세상의 어떤 경기도 기본점수를 무시하고 가산점만 가지고 우승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개인기보다는 대본에 의한 연기가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개인기라고 하는 것이 어디서 본듯한 성대모사 따위라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개인기는 정말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개인기가 돼야지, 다른 사람들이 이미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공동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4어떻게 해서든 심사위원만 웃기면 된다?
우선, 심사위원들은 잘 웃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프로입니다. 응시자의 개그를 보고 웃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심사위원이 웃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정말 너무너무 잘해서 둘째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여기서 심사위원이 웃는 두 번째 이유가 약 90%입니다. 그만큼 심사위원을 웃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심사위원이 웃지 않았다고 절대 좌절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심사위원은 관객이 아닙니다. 응시자를 평가하는 사람입니다.
5대본보다 중요한 것은 연기다?
물론 대본보다 중요한 것은 연기가 맞습니다. 혹시라도 연기를 배우지도 않았거나, 무대 경험이 없는 분들은 뭔 얘긴가? 하실 겁니다. 일단 연기가 대본보다 중요한다는 것을 전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연기가 대본보다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대본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대본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과연 개그를 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를 볼 수 있는 과정입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개그 대본은 개그맨이 직접 짭니다. 그러니 대본을 짜는 능력은 개그맨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초짜는, 대본에 의한 연기를 하고 고수는, 연기에 의한 대본을 쓴다
결론은, 수차례 검증을 거쳐 완성된 대본과 연기력을 바탕으로 시험에 응시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고, 반대로 검증을 거치지 않은 혼자만의 믿음이라면 아마도 미지수라는 결과를 낳게 될 겁니다.